[Book] 나쓰메 소세키/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독후감/일본 소설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사전지식 없이 읽었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저는, 첫 문장이 굉장히 매력적이게 다가왔기에 술술 읽어내렸습니다. 고양이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이나, 만담, 하이쿠 등을 통해 인간 군상을 그려내고 있어요. 

吾輩は猫である。名前はまだ無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특히 이 소설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실제 소세키의 집에 자주 왔던 검은 고양이를 모델로 삼았다고 하네요. 역시 고양이는 최고입니다. 

약 600페이지에 이르는 장편소설인데요, 주로 등장인물들의 소소한 사건이나, 허풍, 뒷담화 등 인간의 모습을 고양이의 시선에서 거침없이 묘사하고 있어요. 

등장인물로는 고양이, 위장병을 앓는 고양이의 주인 쿠샤미 선생, 허풍쟁이 메이테이, 옛 제자 간게츠가 등장하는데요. 이 세 인물이 대화를 이루며, 고양이가 그것을 해석하고 듣는 것을 위주로 소설이 진행됩니다. 

특히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메이테이라고 생각해요.  쿠샤미 선생의 집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들고 오는데요. 해박하기도 해서, 다양한 인물과 어록을 인용하기도 해요. 때문에 소설을 읽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결말이 저는 조금 허무했는데요. 앞에서 언급한 어떤 사건들이 조금은 급하게 마무리 되는 느낌이 들었고, 지속적으로 '자살'에 대해 언급을 하지만, 결국 그것이 결말로 이어져서 조금은 허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허무'가 소세키의 인생관일 수도 있는거지요. 

이 소설의 매력은 아무래도 세 사람과 고양이가 묘사하는 일상이 굉장히 풍자적이고, 재밌다는데 초점을 맞출 수 있어요. 시대상을 잘 녹여냈고, 당시 단편 소설로 하이쿠 잡지에 발표했다는 점에서 소설이 지니는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장편으로 한 번에 읽는 것보다 단편으로 읽었을 때 더욱 매력적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시니컬한 고양이가 묘사하는 인간 모습이 궁금할 때, 철학적이고도 일상을 벗어난 생각을 하고 싶을 때 종종 단편을 찾아서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꽤 긴 분량의 소설이니만큼,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